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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일기(解脫日記)  <128>
해탈일기(解脫日記) <128>
 
2013년 7월 1일(月)
 
덕인당(德仁堂) 마당을 노랗게 물들였던
민들레꽃이 진 자리에
하얀 망초꽃들이 하나 가득 피어났다.
 
허리를 훌쩍 넘게 자라난
망초꽃 사이를 걷는다.
마치 꽃안개 속을 유영(遊泳)하듯...
 
하얀 꽃송이
희디희어 살짝 연보랏빛이 돈다.
 
마당은
텃밭에 채소모종을 심느라 분주한 사이
하얀 망초꽃과 웃자란 풀들로 가득하다.
 
한낮의 강렬한 태양이
부드럽게 풀리어 노을빛이 된다.
 
 
이맘때면 가끔 낯선 곳에 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든다.
마치 시공(時空)이 정지(停止)된 것 같은
기묘(奇妙)한 느낌이다.
 
망초꽃무리 속, 가만히 숨결 고르며
노을빛에 고이 잠긴다.
 
 
2013년 7월 7일(日)
 
성경(聖經)의
시편(詩篇)을 묵상(黙想)하다가
깊은 한숨으로 머무르게 되는 한 구절(句節).
 
시편 90장 하느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이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십년, 근력이 좋아야 팔십년,
그나마 거의가 고생과 슬픔에 젖은 것,
날아가듯 덧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시편 90장 10절
 
우리에게 날수를 제대로 헤아릴 줄 알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이 지혜(智慧)에 이르게 하소서.’
시편 90장 13절
 
이 성경(聖經)말씀을 묵상(黙想)하며 떠오르는
불경(佛經)의 말씀.
 
이 삶이 바로 ‘고해(苦海)’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이 세상을
‘고해(苦海), 괴로움의 바다’라 설(說)하셨다. 
사고(四苦), 팔고(八苦).. 팔만사천(八萬四千)
번뇌(煩惱) 속에 사는 인생(人生)이니..
 
 
이제 인생(人生)의 황혼(黃昏)에 서
파란만장(波瀾萬丈) 걸어온 길 돌아볼
여여(如如)함으로
인생(人生)을 관조(觀照)한다.
 
 
아주 어린 꼬마였을 때부터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觀察)했다.
 
부자(富者)든 가난하든,
잘생긴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왜 사람들이 다 슬퍼보였는지...
 
그리고 사람마다 고(苦 Duhkhs)
다 나름의 고통(苦痛)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고통(苦痛)의 문제(問題)를
해결(解決)해 주고 싶었던
어린 꼬마의 진지(眞摯)한 슬픔과
은발(銀髮)되어 황혼(黃昏)에 서 마주한다.
 
그 답(答)을 찾았느냐? 물어본다.
 
황혼 빛에 물든 은발(銀髮)의 그가 답(答)한다.
미소(微笑) 띈 얼굴로 고갤 끄덕이며 말한다.
 
‘그렇다!!’고...
 
황혼 빛이 짙어진다.
시공(時空)의 경계(境界)를 허문,
존재(存在) 너머의 존재(存在)...
별이 돋는다.
 

 
전화선(電話線)을 타고
전(傳)해지는 슬픈 소식(消息)...
 
신동댁이
산언덕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비보(悲報)..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아프다...
 
해탈(解脫) 전(前)
외국유학(外國留學)에서 돌아온 나와 힘을 모아
부모님은 귀농(歸農)을 결정(決定)하여
합천(陜川)에 터를 잡았다.
 
신동댁은
합천(陜川) 부모님이 살던 동네의 젊은 아낙이었다.
이사(移徙)해서 초기(初期)부터
강산(江山)이 변하는 세월(歲月)을 훌쩍 넘겨서도
부모님과 가까이 지냈던 그런...
 
신동댁은 어릴 때부터
몹시 불우(不遇)한 환경(環境) 탓에
교육(敎育)도 못 받고 고생을 많이 한 여자다.
그래서 조금 모자란 듯한, 그러나 순박한 웃음과
어눌한 말투를 지닌 그런 아낙이었다.
 
신동댁의 남편(男便)이란 자는
이웃의 아내와 통간(通姦)하던 남자(男子)로
 
그 부인(婦人)에게 현장(現場)을 덮치자
간통(姦通)하던 이웃집 여자(女子)가 오히려
악랄(惡辣)하게 그 부인(婦人)을 죽도록 두들겨 팼고
그렇게 자기 부인(婦人)이 죽도록 얻어맞는데도
남편(男便)이란 자는 옆에서 한가로이 구경만 했다. 
 
간통녀(姦通女)인 이웃부인에게
간통(姦通)하던 남편(男便)이 느긋하게 지켜보는 앞에서
모질고 악랄(惡辣)하게 두들겨 맞은 그 부인(婦人)은
몸져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世上)을 떠났다. 
 
그야말로 자기 남편(男便)과 통간(通姦)한
뻔뻔한 이웃집 여자(女子)에게 맞아죽은
원한(怨恨)이 사무치게 억울한 부인(婦人)을 두고
그는 곧 재혼(再婚)을 서둘렀다.
 
시골 외딴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니
비록 법(法)의 굴레에선 벗어났지만
사람을 때려죽인 명백(明白)한 살인(殺人) 임에도
세상(世上) 법(法)으론 누구도 처벌(處罰)받지 않았다.
 
작은 동네이니
그런 사실(事實)을 마을 사람들도 다 아는 터였다.
 
이웃 남자(男子)와 바람까지 피우고 거기다 더해
그 본(本) 부인(婦人)까지 때려죽인
자신(自身)의 악(惡)한 부인(婦人) 때문에
괴로워하던 그 여자(女子)의 남편(男便)도
화병(火病)으로 곧 죽어 버렸다.
 
뻔뻔하고 악(惡)한 불륜(不倫)으로 인(因)해
그 배우자(配偶者)들이 모두 죽었다.
 
자기 남편(男便)까지 죽자
아무리 철면피(鐵面皮)한 여자(女子)라도
마을 사람들의 눈총이 따가 왔던지
도시(都市)로 떠나버렸다.
 
마을에 남아있던 간통(姦通)한 남편(男便)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새 장가를 들었다.
여자(女子)를 사왔다는 소문(所聞)이 돌았고
마을 사람들은 그 여자가 살던 동네의 이름을 따
신동댁이라 불렀다.
 
그 여자(女子)가 오자마자
남편(男便)의 외아들인 난폭(亂暴)한 병신자식(病身子息)이
쌍욕을 해대며 수시로 학대(虐待)하고 괴롭혔다.
 
남편(男便)이란 자는
그 여자(女子)가 수더분한 것을 악용(惡用),
소꼴 베는 것 등 온갖 궂은일을
모두 이 여자에게 다 시켰다.
 
여자(女子)는 하루 종일
눈칫밥을 먹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온 산을 헤매며 풀을 하느라
까맣게 타고 점점 여위어 갔다.
 
조금 모자란 듯 어눌한
그 아낙을 마을 사람들조차 멸시(蔑視)했다.
 
어머니는
천지(天地)에 의지(依支)할 곳 하나 없는
그 여인(女人)을 가엾게 여겼고
풀을 베러 올 때마다 먹을 것을 주고
따듯하게 환대(歡待)해 주었다.
 
음악(音樂)을 좋아하는 아버지가
음악을 틀어주기도 하고
어머니가 다정하게 말을 걸고 말을 들어주었다.
 
매주 주말이면
격무(激務)에 시달리다 일을 접고
합천(陜川)에 내려갔던 나도 순박(淳朴)한 그녀가 좋았다.
그렇게 신동댁은 우리 가족(家族)과
가까운 가족(家族)같은 친구가 되었다.
 
마음 붙일 곳이 없던 신동댁은
부모(父母)님과
강산(江山)이 변(變)하는 세월(歲月)을
그렇게 변함없이 잘 지냈다.
 
내가 해탈(解脫)해서
부모(父母)님 곁을 떠난 후(後)에도...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그 후에도 수년간 어머니도 그녀를 잘 챙겨주었고
그녀도 어머니를 잘 챙기는 좋은 벗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歲月) 잘 지냈는데...
 
올해 구십(九十)이 넘은 연로(年老)한 어머니가
넘어져서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병원(病院)에 입원(入院)해 수술(手術)을 받았고...
 
홀로 시골집에 계시는 건
무리라는 의견(意見)을 수렴(收斂)해
성당(聖堂) 분들과 병원의료진의 도움으로
퇴원 후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요양원(療養院)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기다리던 신동댁은
어머니가 요양원(療養院)으로 가버리고
이제..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올해
3월에 집을 떠난 어머니,
7월 신동댁은
집 뒷산 언덕에서 뛰어내려
자살(自殺)하고 말았다.
 
그녀의 나이를 이제야 알았다.
올해 38세 였다고...
 
눈물이 난다.
참으로 마음이 너무..너무 ...아프다.
 
그녀를 버린 가족(家族),
그녀를 학대(虐待)한 새 가족(家族).
 
그러나 정작 그녀를 죽인 건
병신(病身) 아들의 폭언(暴言)과 학대(虐待)
악(惡)한 남편(男便)에 의한
과중(過重)한 노동(勞動)과 착취(搾取)로 인(因)함이 아니었다.
 
그 모진 세월(歲月)을
웃으며 잘 견뎌오지 않았던가.
 
그녀를 죽인 건 홀로 남겨진 외로움이었다.
 
어머니에게도 나에게도
신동댁의 자살(自殺)은 충격(衝擊)과 슬픔이었다.
 
작은 관심(關心)과 작은 사랑일 뿐이었는데...
 
그것이 신동댁, 그녀를
혹독(酷毒)한, 악(惡)한 환경(環境) 속에서도
모진 삶을 살도록 해 주었었다는 것이
서글프다...슬프다.
 
천안(天眼)을 통(通)해
그녀가 처한 상황(狀況)을 본다.
자살(自殺)을 한 죄(罪)로 인(因)해
잠시(暫時) 연단(燃鍛)의 불을 거치겠지만
다행(多幸)히 길지 않다.
 
그 불길을 지나고 나면
바로 인간(人間)으로 윤회(輪廻)한다.
 
금생(今生)보다는
좋은 환경(環境)과 재능(才能)들을 갖고 태어난다.
합천도량(陜川道場)을 청소(淸掃)해 준적이 있는데
그녀는 신심(信心)을 품고 정성(精誠)을 다해 하였던
공덕(功德)을 지었기 때문이다.
 
단순(單純)한 청소(淸掃) 행위(行爲)가
지극(至極)한 마음으로 하였기에
그런 공덕(功德)이 된다는 것을 나도 새삼
천안(天眼)을 통(通)해 보고 감탄(感歎)한다.
 
그리고 다음 생(生)에선 수행(修行)을 할 것이다.
그로인(因)해 영적(靈的)인 비약(飛躍)을 이룰 것이다.
 
금생(今生)에 스친
나와의 인연(因緣)으로 인(因)해...
깨달음의 빛인 불광(佛光)의 도움으로
업장(業障)이 소멸(消滅)되었기에... 
 
 
해탈 후(解脫後) 갖게 된 미래 생(未來生)을 보는
숙명통(宿命通)으로 인(因)해
그녀의 죽음이, 그 슬픔이 희망(希望)으로 바뀐다.
 
다음 생(生)에선
부디 금생(今生)보다 행복(幸福)하길...
외롭지 않길...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요한1서 4장 7~21절
 
창조주(創造主) 자신(自身)이 사랑이시니
그 피조물(被造物) 역시 사랑의 존재(存在)가 아니겠는가.
 
외롭다는 것,
누군가의 관심(關心)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못한다는 것
가슴을 울리던 올드한 유행가의 가사처럼
참..쓸쓸한 일인 것 같다.
 
격정적(激情的)인 불같은 집착(執着)의 사랑이 아닌,
 
사람과 사람사이를 사람답게 살도록
따뜻하게 이어주는 작은 사랑과 배려(配慮),
그런 따뜻한 마음과 마음이
사람과 사람을 함께 살게 한다는
이 당연(當然)한 원리(原理)를 이해(理解)하지 못하는 건
사람들의 이기심(利己心)과 두려움 때문인 걸까.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있으며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사랑을 합니다.’
 
요한1서 4장 16. 18절
 
 
 
31. 우주의 어머니 송(頌)
 
 
나는 우주(宇宙)의 어머니입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합니다.
 
 
나는 우주(宇宙)의 어머니입니다.
모든 사람을 용서(容恕)합니다.
 
 
나는 우주(宇宙)의 어머니입니다.
모든 죄인(罪人)을 사랑합니다.
 
 
나는 우주(宇宙)의 어머니입니다.
모든 악인(惡人)을 용서(容恕)합니다.
 
 
 
무한(無限)한 우주(宇宙)는
나의 화려(華麗)한 의상(衣裳)이요,
 
나는 사라진 나(無我)입니다.
 
 
1994. 4. 13. 한티
 
출처: 백화불(白華佛)의 영송집(詠頌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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